“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한 삶” [삶의 격 / 페터 비에리 / 비채] 철학자는 작가에게, 작가는 철학자에게 배운다 본명은 페터 비에리, 필명은 파스칼 메르시어인 저자가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존엄성과 언어에 대해 깊이 천착한 철학자는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더니, 자본에 잠식당한 대학 강단을 스스로 나와 작가로 더 많은 필명을 떨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통해 그를 알았고, 최근작 [언어의 무게]로 건재함이 반가웠었는데 이제 막 철학자를 알아가는 차에 비보를 들었다. 모든 작가는 철학자의 다른 얼굴이라고 믿게 되는 그의 소설들은 한 장 한 장 아껴 읽게 되는 힘을 가졌다. 소설책 한 권의 여운이 서양 교회의 종소리만큼 짧고 가벼웠다면, 그의 그것은 우리 산사의 동종만큼 길고 깊게 남는다.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