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쌤 #어깨동무 #이장규 #용방 3

[용방이야기11]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내 인생 최고의 장면은 바닷가 소풍이란다.” 이탈리아의 어느 바닷가에서 여름밤을 함께 보낸 그때의 10대 친구들은 모두 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현재는 남루했고 정해지지 않은 미래는 두려웠지만 싱그러운 청춘들은 함께 웃을 수 있어 견딜 만했다. 주름 가득한 할머니의 생신날, 주름살이 궁금한 손녀에게 인생 최고의 날들을 이야기하는 여든 할머니는 아름답다.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 날, 딸을 낳은 날, 딸이 결혼한 날 등 웃음과 행복 가득한 날에 생긴 주름살이 부끄럽지 않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도 있지만 읽는 내가 더 좋아하는 그림책들도 있다. 이 책이 그랬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네 최고의 날은 언제였어? 생일날, 자전거 생긴 날, 동생 태어난 날, 해외여행 간 날, 워터파크 놀러 간 날, 첫..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5] 선생님들의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을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선생님들의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을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회에서 교문 앞에 내건 현수막 문구이다. 서이초 선생님의 49재를 추모하는 마음과 함께 따뜻한 용방교육공동체에 대한 바람도 담겨있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7월에 처음 사건이 알려질 땐 공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가고 그 뙤약볕에 수천, 수만의 교사가 광장에 모일 때조차 남의 일처럼 불구경이었다. 하지만 교실의 선생님들은 달랐다. 2년 차 청년 교사의 꿈과 절망에 공감하는 이들은 점차 늘어갔고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수십만의 기록적인 추모 집회가 열리게 되었다. 우리 학교는 그런 일 없으니까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는 동안에도 이곳저곳에서 절망을 선택하는 교사들은 속출했고, 나 같은 무관심이 그것을 부채질하고 있는 ..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3] 레이서? 베스트 드라이버? 아니고요, 연비왕^^

드디어 마의 24km를 넘었다. 2년 전쯤 딱 한 번 25를 찍은 후엔 좀처럼 다다를 수 없는 벽이었는데 오늘 벼락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을 애써 자제했고 관성을 최대한 이용하려 애쓴 것이 주효했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고 내리막길에서는 가능하면 페달에서 발을 떼는 습관은 오랫동안 몸에 익은 터라 그리 어렵진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빨리 가려는 본성 또한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운전 경력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운전은 쉽지 않다. 한때는 앞서가는 차를 용납할 수 없었던 레이서임을 자랑할 때도 있었는데 뒤따라 청구되는 과속 딱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규정 속도만 지키자는 베스트 드라이버 시절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13년 25만 킬로미터를 탄 경유 SUV ..

나의 이야기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