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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방이야기05] 선생님들의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을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선생님들의 변함없는 열정과 사랑을 한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우리 학교 학부모회에서 교문 앞에 내건 현수막 문구이다. 서이초 선생님의 49재를 추모하는 마음과 함께 따뜻한 용방교육공동체에 대한 바람도 담겨있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7월에 처음 사건이 알려질 땐 공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가고 그 뙤약볕에 수천, 수만의 교사가 광장에 모일 때조차 남의 일처럼 불구경이었다. 하지만 교실의 선생님들은 달랐다. 2년 차 청년 교사의 꿈과 절망에 공감하는 이들은 점차 늘어갔고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수십만의 기록적인 추모 집회가 열리게 되었다. 우리 학교는 그런 일 없으니까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는 동안에도 이곳저곳에서 절망을 선택하는 교사들은 속출했고, 나 같은 무관심이 그것을 부채질하고 있는 ..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4] 선생님! OO이에요 오랜만에 연락 드려요

건강하게 지내고 계시죠? 용방에서의 마지막 학기, 아쉬움 없게 잘 보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학교는 공사가 한창이려나요? 용방초도, 구례도, 짱구쌤도 보고싶습니다! 짱구반 한 명 꼬셔서 쌤이 용방에 계실 때 한 번 거 가볼까요? 쌤 부산도 오셔야죠! 요즘 파죽지세 기아! (9월 6일 밤. 광안리 ○○드림) 이번에도 구호물품 수준의 보따리가 도착했다. 수신자의 낡아짐을 애써 막아보려는 듯 여러 종류의 책들과 정성 가득한 손 편지다. 발신자는 2006년 영암초 제자, 제자는 늘 선생보다 의젓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고, 뻔한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세상 중요한 가치를 찾고자 했다. 상당한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제자와 나는 공유하는 점이 많은데, 나의 속없음과 제자의 속깊음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우..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3] 레이서? 베스트 드라이버? 아니고요, 연비왕^^

드디어 마의 24km를 넘었다. 2년 전쯤 딱 한 번 25를 찍은 후엔 좀처럼 다다를 수 없는 벽이었는데 오늘 벼락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을 애써 자제했고 관성을 최대한 이용하려 애쓴 것이 주효했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고 내리막길에서는 가능하면 페달에서 발을 떼는 습관은 오랫동안 몸에 익은 터라 그리 어렵진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빨리 가려는 본성 또한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운전 경력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운전은 쉽지 않다. 한때는 앞서가는 차를 용납할 수 없었던 레이서임을 자랑할 때도 있었는데 뒤따라 청구되는 과속 딱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규정 속도만 지키자는 베스트 드라이버 시절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13년 25만 킬로미터를 탄 경유 SUV ..

나의 이야기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