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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방이야기08] 잉어 훔쳐 간 사람을 그냥, 어! 전부 숨어 있네^^

“지난 4년간 학교 물건 잃어버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학교에 오면 누구나 착해지나 봐요~” 정말 그랬다. 새로 만든 데크 쉼터나 복층 정자에 멋진 캠핑용 의자, 빈백, 체스, 만화책 등을 두어도 누구 하나 손대지 않고 그대로였다. 봄철 별목련꽃이 흐드러져서 주말이면 백여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학교를 자랑할 일이 생기면 단골 레퍼토리로 빠지지 않는 것이 ‘높은 시민 의식’이었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개학을 앞두고 새로 조성한 생태연못에 아이들을 놀라게 할 비단잉어를 들였는데 월요일에 출근해 보니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으니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것도 들여놓은 지 3일도 안 된 생물을. CCTV를 돌려봐도 의심할 만한 점이 없자, 급기야는 지능범의 소행..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7] 언제나 빛나는 당신입니다^^ 그런데 어디에 있나요?

교직원 다모임의 첫 순서는 한 달간 생활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방학하자마자 일을 해치우고 제주도로 갔습니다만 그날부터 태풍이 불어 연수 내내 바람과 함께 했습니다. 제주도 분들은 이 정도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라네요. 오늘 할 일도 내일로 미루자라며 좀 쉬었더니 3주가 흘러갔더라구요. 정신 차려 원격연수 받고 성적 처리했더니 개학이네요. 방학 때 아이가 전지훈련을 가서 편했는데 이번에는 집에 있어서 내내 아이들 수발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저는 출근 체질인가 봐요. 출근하니 생기가 도네요. 노고단에 올라갔어요. 여름엔 처음이었는데 푸른 하늘, 탁 트인 시야. 멋진 풍경이었어요. 한 번들 가보세요. 베트남 다녀와서 좀 쉬었다가 근무하고 마지막 한 주를 푹 쉬었어요. 넷플릭스로 애니메이션을 보았는데 ..

나의 이야기 2024.01.28

[용방이야기06] 짱구쌤 이번주에는 뭐해요?

늘 하던 운동장 짱구쌤 수업을 정자에서 한다고 하니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2학년의 1/3이 코로나 등 여러 사정으로 등교를 못했으니 팀으로 나눠 하던 놀이 활동이 어려울 것 같아 그림책 읽기 수업으로 바꿔서 생긴 일이다. 피가 끓는 9살 청춘들에게 앉아서 하는 수업은 고욕이겠으나 [알사탕]의 마법을 믿어보는 수 밖에. 아니나 다를까 그림책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이내 책 속으로 빨려들어 올 것 같은 몰입이 시작된다. 그림책의 힘이다. 그림책은 학년을 가리지 않는다. 유치원 꼬맹이들부터 13살 애어른들까지 집중력 최고를 자랑한다. ‘누구라도 교장실’에 쌓여있는 그림책들은 최소 서너 번씩은 읽었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늘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사실 짱구쌤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다. 호기롭게 약..

나의 이야기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