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39

10kg 살찌우겠습니다^^

20년 만에 만난 제자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난 1월 1일 용*이는 멋진 청년으로 나타났고, “저 다음 달에 결혼합니다.”라며 부끄러워했다. 오랜만에 만나서도 좋았지만 결혼한다는 말은 더욱 좋았다. 한 해 통틀어 40명의 신생아도 태어나지 않는 작은 지방에 서 선생을 하면서, 제일 반가운 일은 결혼하는 청춘들을 보는 것이며 그것이 제자라면 물어서 무엇하겠는가? 용*이는 지난밤 4시간도 잠들지 못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오늘 펼쳐질 멋진 결혼식에 대한 기대와 걱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랑 입장 중에 하객석을 향해 몇 차례의 중세 기사식 인사를 했고, 마지막 도착과 함께 행진곡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끝이 났다. 멋진 행진이었다. 두 사람의 노래 공연은 참 듣기 좋았는데, 완벽한 하모니와 ..

어깨동무 2024.02.24

인생은 너무도 느리고 희망은 너무도 난폭해

프랑스 문학의 앙팡 테리블 「브람스를 아세요」, 「슬픔이여 안녕」을 쓴 프랑수아즈 사강은 순식간에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은 ‘매혹적인 작은 악마’다. 신경 쇠약, 수면제 복용, 정신병동 입원, 마약 복용, 그리고 노년의 파산. 20살 즈음에 얻은 명성과 부를 평생 유지하기엔 그녀는 너무 어렸고 열정적이었다. 누구나 그렇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아직도 많이 인용되는 그녀의 명언(?)이다. 이 책은 갑작스러운 명성에, 유럽과 미국, 전 세계로 이어지는 강연과 초청, 연일 이어지는 파티와 여행 중 그녀다움을 붙잡고 싶어, 친구인 베로니크에게 보낸 편지 모음집이다. 그러니까 빨리 편지해 줘, 최대한 길게 답장해 줘 모두 서른아홉 통의 편지글이다. 서로를 플릭, 플록으로 부르며 써 내려간 편지..

책이야기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