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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선생이 되어야 한다

유독 착한 아이들이 모인 곳, 용방 지난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장실을 찾아온 지*이가 건네준 상장이다. 다소 엄숙한 표정으로 상문을 읽고 정중하게 상장을 전달한 후 쿨하게 가버린다. 매일 아침 두 형제가 아빠 차에서 내려 쌍둥이처럼 장난치며 뛰어가는 모습은 언제나 정겨웠는데 올봄 갑작스러운 전학 소식에 많이 서운했다. 가장 잘 보이는 교장실 벽면에 걸어놓고 매일 이 상장을 읽으며 다짐한다. ‘그래, 난 친절한 교장이야.’ 외부에서 우리 학교를 찾은 강사분들은 하나같이 우리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의를 칭찬한다. 여느 초등학생들과는 달리 잘 집중하고, 감탄한다는 것이다. 모지리 교장이라 흉볼까봐 우리 아이들 자랑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보기 드물게 착한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용방 최고의 자랑은 열정..

나의 이야기 2023.12.28

대처에 나다니지 않고

먼저 영예의 전남교육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수많은 훌륭한 선후배 교원들이 계실진데, 미력한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걱정도 앞섭니다. 30년 넘게 농어촌의 작은 학교와 교실을 지키며 전라도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에 대한 위로와 보상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합니다. 저를 짱구쌤이라 부르며 함께 그 시간을 건넜던 456명의 아이들과, 8개 학교에서 부족한 저를 성장시켜 주셨던 동료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특히 세상에 없던 학교를 꿈꾸며 지난 4년간 함께 분투한 용방교육가족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나같이 No.1을 추구하는 가망없는 질주의 시대에, 모두가 저마다의 빛깔로 아름다운 only 1이 되는 전남의 학교를 꿈꿉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1992년 첫발령지 소안국민학교의 작은 ..

나의 이야기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