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더 나은 선생이 되어야 한다

짱구쌤 2023. 12. 28. 15:31

교장선생님은 우리를 맨날 친절하게 대해주고 학생들을 재미있고 편하게 하려고 정자, 데크, 나무 그네 등 재미있고 편한 많은 것들을 만들어 주시고 저희가 차를 마시러 올 때 온갖 준비를 해 맞아주셔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 상장을 드립니다. 2022년 5월 13일 금요일 3학년 콩깍지반 강지* 글, 그림.

 

 

유독 착한 아이들이 모인 곳, 용방

지난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장실을 찾아온 지*이가 건네준 상장이다. 다소 엄숙한 표정으로 상문을 읽고 정중하게 상장을 전달한 후 쿨하게 가버린다. 매일 아침 두 형제가 아빠 차에서 내려 쌍둥이처럼 장난치며 뛰어가는 모습은 언제나 정겨웠는데 올봄 갑작스러운 전학 소식에 많이 서운했다. 가장 잘 보이는 교장실 벽면에 걸어놓고 매일 이 상장을 읽으며 다짐한다. ‘그래, 난 친절한 교장이야.’ 외부에서 우리 학교를 찾은 강사분들은 하나같이 우리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의를 칭찬한다. 여느 초등학생들과는 달리 잘 집중하고, 감탄한다는 것이다. 모지리 교장이라 흉볼까봐 우리 아이들 자랑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보기 드물게 착한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용방 최고의 자랑은 열정 넘치는 선생님

어둠이 걸어오고 있었어요.” 지리산 지킴이 윤주옥님의 말에 아이들은 숨을 죽였다. 저녁 7시 다목적 교실은 지리산과 반달곰 오삼이 이야기로 가득했고, 늦은 시간 그곳을 지킨 이들의 마음은 뭔지 모를 감동으로 출렁였다. 아이들 배움 앞에서는 밤낮과 휴일을 가리지 않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 덕분에 교장인 나도 잘 배웠다. 잘 짜인 교육과정과 번듯한 교육 시설로 채울 수 없는 미래형 혁신학교, 용방의 자랑이다.

 

아직도 내 꿈은 좋은 선생님

법정 스님은 조계산 불일암에서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거기도 모자라 두 평 귀틀집으로 옮겨가며 생활했다. 번잡함과 나태함이 생길 것을 경계하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새로운 거처에서 더욱 단순해지고, 더욱 진실해지고, 더욱 순수해지고, 더욱 온화해지고, 더욱 친절해지고, 더욱 인정이 깊어지고자 노력할 것이다.” 더 나은 수행자가 되리라 다짐한다. 새로운 거처로 건너갈 시기이다. 더 나은 선생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