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청춘의독서-유시민

짱구쌤 2012. 12. 30. 17:07

1. 제목 : [청춘의 독서]

2. 지은이 : 유시민

3. 출판사 : 웅진 지식하우스

4. 기간 : 2010년 9월 20일-9월 24일

 

이번 추석 연휴 기간 틈틈이 읽은 책이 드디어 끝났다. 대학시절부터 유시민의 책은 두 권 읽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이 그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알고 독특한 젊은 경제학자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정치 일선에 나설 줄은 몰랐다. 현존하는 정치인 중 현 대통령을 제외하고 유시민 만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정치인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거침이 없고 솔직하다.

 

이 책은 지은이가 젊은 시절 읽었던 열 네 권의 책을 쉰이 넘은 지금 다시 읽으며 쓴 단상 모음집이다. 벌써 대학생이 된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편지글이기도 하다. 그 열 네 권의 책 중 [죄와 벌], [이반제니스비치의 하루], [공산당 선언] 세 권만을 읽은 무지한 나로서는 저자의 사색의 전 깊이를 헤아릴 길이 없었으니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다행인 것은 거의 비슷한 동시대인으로서의 감정만은 고스란히 담을 수 이Y을 만큼 쉽게 씌여진 글이라는 것이다.

 

가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고민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사상의 은사를 통해 개안의 광명(?)을 맛본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영원한 혁명의 교과서인 마르크스와 앵겔스의 [공산당 선언] 자선은 사회악이라 부르짖은 괴짜 천재 맬더스의 [인구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더 유명한 푸쉬킨의 [대위의 딸], 아름다운 보수주의자 맹자의 [맹자], 남과 북 모두에서 배척당한 분단국 지식인의 삶을 그린 최인훈의 [광장], 기록하는 자가 역사의 승리자임을 확인한 사마천의 [사기], 슬픔과 노여움의 미학을 보여준 솔제니친의 [이반제니소비치의 하루], 너무나 유명하지만 또 너무나 무지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하는가?에 주목한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문병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밝혀낸 토지공개념의 시조, 헨리조지의 [진보와 빈곤], 언론의 무제한, 무절제한 정보제공으로부터 사유의 자유를 박탈당한 우리들에게 진실에 대해 생각게하는 하인리히 뵐의 [커터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역사의 진보를 믿느냐?’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이 중 리영희 교수처럼 저작을 거의 다 읽어 저자와 같이 사상의 은사로 모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헨리조지, 뵐, 베블런 처럼 생전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었다. 반면 당연히 알고 잇을 거라 스스로 믿고 싶었지만 실상은 너무도 무지했던 [인구론], [맹자], [사기], [역사란 무엇인가]등은 반드시 이른 시간 안에 정독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덕분에 [역사란 무엇인가]는 곧바로 주문했다.

가장 가슴을 울리는 부분은 [진보와 빈곤], [사기],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우선 [사기]는 치욕을 당한 한 인간의 처절한 역사 기록을 통해 우리가 근접한 역사의 진실성을 보면서 내가 애초에 생각하고 있던 “기록하는 자의 위대함”을 확인하게 되어 기뻤다. 사실 [어깨동무]라는 사소한 기록을 18년째 유지하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기록에 대한 의무이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나와 아이들 사이의 역사 기록.. [진보와 빈곤]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빈곤의 악순환에 대한 저자의 명쾌한 해명과 그것에 대한 실천적 의지가 공감되었다. 토지, 일체의 노동없이도 상속받았던 갈취했던, 머리를 썼던 그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로 인해 막대한 부를 누리는 유한 계급에 대해 저자는 토지세의 공공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역설한다. 세 번의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낙선되기까지 그가 보여준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대학 때부터 발췌본과 요약본으로 수차례 학습과 교양을 했던 책이지만 막상 완독을 해본 적이 없다. 역사는 끊임없이 발전하며 진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카의 이 저작은 대학 시절 이후 내게 변함없는 진리였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며 별로 승리해 보지 못하며 수많은 난관 속에서 헤매인 나로서는 가슴으로 수용하기에는 먼 명제이며 진리였다. 역사는 쉽게 변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퇴보한다 라는 생각이 똬리처럼 틀때마다 머리는 부정하나 가슴은 흔들리는 갈대였다고 할까. 아무튼 그랬다. 역사는 내게 너무 큰 화두였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놀릴 때가 있다. 싫지 않은 이 말을 내게 해준 최초의 이가 바로 E.H 카 이다.

 

유시민은 전혀 예지성을 갖추지 못한 내가 무턱대고 예언하는 차기 대통령이다. 그의 노력여하에 달려있기는 하겠지만 난 그렇게 믿는다. 지난 DJ, 노무현, MB를 예언(?)했던 얼치기 예언자의 예언이다. 물론 난 지금의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왜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 나도 잘 모르지만 그 해답은 이 책 속에 들어있다고 믿는다. 그의 독서 편력만은 지지한다. 아참! 그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역사교사였던 그의 아버지 때문이라고 한다. 새벽 5시 경에 일어나 매일 눈 부스스 일어나는 모든 가족들에게 독서와 사색의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 아버지 때문이란다. 생활습관을 바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