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6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김선주

짱구쌤 2012. 12. 30. 17:27

우리나라 여성 언론인들이 가장 존경한다는 저자 김선주씨는 한겨레 논설주간으로 이름이 낯설지 않다. 나 자신 저자의 칼럼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생전의 노무현 대통령도 그녀의 글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지금도 기억나는 칼럼은 [러브호텔]과 [이규태와 문어 볶음]인데 예순을 넘은 나이에도 편견과 아집을 갖지 않은 그의 글이 신선하다고 느꼈었다.


역시 좋아하는 여성 글쟁이 정혜신 박사의 “글과 사람이 같은 김선주” 라는 표현처럼 글을 읽고 있으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김선주라는 분이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근하다.


제주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오마이 뉴스 편집장은 “한 번도 사람에 대해 상투적으로 말하거난 글을 쓴 적이 없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연민. 세상살이에 대한 이면과 속살을 들여다 볼 줄 알기 때문” 이라며 존경을 표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글이 그 사람인 경우는 드물다. 인류애나, 진보적 가치, 평화 애호, 낮은 것에 대한 경외 등은 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가 빠진 남에 대한 이야기인 이상 설교와 훈시를 넘어서기는 힘들다. 김선주는 늘 자기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자기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한 그의 글은 결코 상투적이지 않으며 훈계하지 않고 마음을 울린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충고이며, 가장 어려운 일이 자기를 들여다 보는 일이라고 한다. 후배교사들만 보면 한마디 하려하는 나, 늘상 이야기를 주도하려 하는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근사하게 나이드는 것이 참 기다려진다는 김선주의 글은 30년 전에 씌여진 글과 지금 쓴글에 상호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관성이 있다. 삶이 그러하기에 가능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처세에, 입장에, 나이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세상인가? 그의 일관된 삶이 부럽다.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여성분들에게. 지금 집사람이 읽고 있는데 다 읽으면 이야기할 거리가 상당하겠다.


계속되는 권력으로부터의 참여와 러브콜에 대한 그녀의 답변 " 정치 말고  언론인으로 생을 마감하는 선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또 하나의 큰산을 만난 기쁨이 솔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