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독 추운 날이다. 이런 날에는 채비가 중요하다. 어제 충전해 놓은 손난로부터 확인하고 자전거 마라톤 기념품인 복면(마스크)과 스키용 장갑까지 끼워 줘야 한 시간을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사랑스런 하만 카든 스피커를 핸드백처럼 들고 도서관 앞으로 나간다. 태블릿에서 KBS 라디오 앱을 켜면 클래식 FM에서는 이제후 아나운서의 “출발 FM과 함께”가 교정에 퍼진다. 이젠 열을 올리기 위해 무한 걷기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10분 정도 주차장을 빠르게 걷노라면 오늘도 가장 먼저 원*이네 쏘나타를 만날 수 있다.
채 잠이 덜 깬 원*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면 곧이어 몽*네 K8이 들어오지만 몽*는 바로 내리지 않고 한참을 정차한다. 부스스한 머리의 몽*와도 악수를 나누면 1차 에듀 버스가 도착한다. 기사님, 승차 도우미 여사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20여 명의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오늘따라 **이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야, 왜 그래? 오늘 숙제를 안 했다고? 괜찮아. 선생님이 너를 어떻게 하겠냐? 그리고 오늘 급식은 마라탕이야.” “마라탕이요?” 순식간에 표정은 밝아지고 클래식 디제이의 음성은 더욱 낭랑하다.
침대의 유혹과 엄마의 잔소리를 뚫고 용감하게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아침마다 맞이한다. 대부분의 혁신학교가 아침맞이를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어서 에듀버스가 가기 어려운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에듀택시가 들어오고 지*이네, 규*이네, 단*네, 규*이네, 하*이네가 줄이어 등교한다. 오늘도 은*이와 예*이네가 꼴찌를 다툰다. 두 집 덕분에 나의 걷기는 늘어났고 건강도 그만큼 좋아졌지만 바라건데 겨울에는 조금만 더 일찍 와 주시면 안되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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