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짱구쌤 2023. 8. 25. 13:55

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디제이의 오프닝은 항상 같지만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하는 내게는 늘 다른 감동이다.

퓨전 음악 그룹 <두 번째 달>의 음악을 좋아한다. 특별한 장르를 고집하지 않고 세계 각국의 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국악인 김준수가 함께 참여한 <사랑가>를 듣노라면 그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음악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 달처럼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이다.

 

개인적으로 혁신학교를 두 번째 교단이라 부른다. 학교의 역할과 수업의 본질, 동료성에 기반한 집단 지성, 삶에 밀착된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은 내가 꼽는 혁신학교의 특징들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세 곳의 혁신학교에 근무하며 더욱 성장했다고 믿는다.

 

저녁 6. 두 번째 하루의 시작이다. 클래식FM 라디오에서는 늘 같은 오프닝이 나온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수년째 <6시 세상의 모든 음악>을 진행하는 전기현씨의 감미로운 목소리다. 팝과 가요를 제외한 각국의 음악을 편견 없이 들려주는 이 프로그램을 들으며 하루의 소란스러움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아주 많다. 누구랑 대화를 나누다가 이 프로그램에서 공통점이 찾아지면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고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처럼 친근하고 반갑다. 직장 일을 끝내지 못하고 가정까지 가져오는 일들이 많았었다. 관계를 절대적으로 중시하던 시절에는 회의와 회합 등으로 저녁과 주말을 밖으로 돌았고 그것이 불가피하다고 스스로 다그쳤다. 몸과 마음이 지쳐갔고 관계의 과잉은 만남을 형식으로 전락시켰다. 모임과 조직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줄이면서 서서히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됨을 느꼈다. 저녁을 가족과 함께하고 음악과 책 읽기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충만함을 느낀다. 모두에게 두 번째 하루가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