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나눔 에세이 2021-④]
나는 왜 학교에 가는가?
교과 | 행정지원 | 주제 | 학교 울타리 안에 존재하는 어른은 선생님이다! | |
수업자/대상 | 문고운/전학년 66명 | 수업기간 | 2020. 01. 01. ~ 2021. 06. 30. |
“나는 왜 학교에 가지?”
“난 아이들을 응원하러 간다.”
“어떻게 응원하지?”
“예쁨을 발견하기, 발견될 때까지 기다리기”
-남양휴튼 103동 13층 김** 선생님
인생도처유상수
우리 아파트 위 13층에는 20여 년 전 영암에서 잠깐 전교조 활동을 같이했던 선배 선생님이 산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만 주로 계셨던 그 선생님과 난생처음 나눈 대화 끝자락, 절망뿐인 시골 고등학교에 오늘도 출근하는 자신에게 물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왜 학교에 가지?” 人生到處有上手. 세상에는 나를 넘어서는 고수가 넘친다.
미래형 혁신학교 용방은?
작년 11월에 뿌린 밀이 올해 6월 봉지에 담겨 각 가정으로 나눠질 때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담겼을까?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것처럼 해야 아이들은 깊이 배운다는 믿음으로 달려온 10년여 세월이었다. 열정을 가진 선생님과 학교를 신뢰하는 학부모, 지역사회의 호응이 가져온 쾌거였다. 그리고 한 가지, 밀 농사가 교육으로 이어질 때까지 10여 번 이상 교무실과 행정실의 문턱이 닳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4명 폐교 위기의 시골 학교가 전남미래형혁신학교, 3개뿐인 학교 단위 공간혁신 대상교가 된 것은 기적이다. 혼신의 힘을 다한 교실과, 묵묵히 뒷받침한 행정실의 합작품이다.
바른 사람, 문고운
한 번도 화낸 것을, 싫은 내색을 본 적이 없다. 작은 것 하나도 나누려고 하는 착한 사람이 우리 학교에 근무하며 결혼까지 해서 참 좋았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신랑 불러서 발바닥이라도 때려줬을텐데~~ 교실을 꿈꿨던 영문학도는 행정실에서 아이들 사랑을 실천한다. 한동안 그 아쉬움은 남을테지만, 아이들에 맞춰진 고운샘의 맑은 눈빛이 학교를 더욱 빛내게 하리라 믿는다.
익숙한 것들을 떠나려는 두려움이 있다. 한 시간여 달려온 출근길이지만 도착하면 “와, 이렇게 좋은 곳에서”를 연발했다는. “사람은 낯섦에서 배우며 성장합니다.” 행복한 경험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그렇지요. 고운샘! 다 잘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6월 21일 이장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수성에 대하여 (0) | 2022.07.27 |
---|---|
수업에세이-오늘 못해도 돼~ (0) | 2021.07.01 |
[수업에세이2021-3] (0) | 2021.06.09 |
[수업에세이] 배는 그러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0) | 2021.06.08 |
[수업에세이] 학교, 주인공을 경험하는 곳 (0) | 2021.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