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나눔 에세이 2021-②]
스토리의 힘,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교과/단원명 | 과학/4. 자석의 이용 | 주 제 | 자석을 철로된 물체에 가까이 가져가면? |
수업자/대상 | 김**/3학년 13명 | 수업일 | 2021. 6. 3.(목) 2교시 |
주연과 엑스트라의 결정적 차이
주연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죽지만, 가족과 친구도 있고, 애틋한 사랑도 해보았을 엑스트라는 말 없이 그냥 죽는다. 그래서 누구나 주인공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어른들 말씀에 “나 살아온 이야기를 하자면 소설 몇 권은 써야 해!”는 그냥 지나칠 말이 아니다. 누구나 스토리가 있고, 거기에 주목하면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수업, 주인공으로 세워 주는 일
시국인지라 학부모님들의 참여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절반 정도가 오셨으니 보통 관심은 아니다. 난 아이들과 학부모 양쪽을 번갈아 살폈는데, 누구나 그렇듯 자녀에게 맞춰진 시선은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다. 일거수일투족에 한숨과 미소가 바삐 넘나든다. 누가 뭐래도 오늘 수업의 주인공은 ‘내 자식’이며 그것은 고정된 시선으로 유지된다.
수업자는 코로나를 감안하여 개별 실험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했고, 결과적으로 이 수업의 유일한 아쉬움 역시 코로나로 인한 토의와 협력의 한계라 할 수 있었다. 학생 개개인은 시종일관 실험과 기록에 열중했고 어느 한순간도 지루할 틈은 생기지 않았다. 단순한 클립 가까이하기를 지나 플라스틱과 종이의 간섭.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물이 든 패트병 실험까지 수위와 완급을 조절하며 전원 완주의 기쁨을 맛보았다.
수업자의 가장 큰 미덕은 자연스러운 편안함이다. 학습자가 크게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목소리와 시선, 몸짓으로 품을 만드는 선생님이다.
‘두려움 없이 배우는 교실’ 개인적으로 짱구쌤 이라는 닉네임을 수십 년 전부터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좀 만만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쯤.
교실, 주연을 경험하는 곳
오늘도 나에게 교사임을 확인시켜주는 ‘우리 반 ○○○’이 있다. 눈에 자주 띄고, 하루에도 몇 번 속을 뒤집어 놓은 녀석 말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아이, 자기만의 세계가 깊은 아이, 더딘 속도로 배우는 아이. 멜로, 스릴러, 액션,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주인공들이 지금 내 교실에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고 말 걸어보면 누구에게다 스토리가 있을 것이고, 꽤 근사한 주인공이 보일 수도 있다. 지금 대박 나지 않더라도 역주행도 있지않는가? 학교는 세상에 나가기 전, 주인공을 경험하는 곳이다.
2021. 6. 4. 이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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