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방구석 미술관

짱구쌤 2018. 12. 21. 21:42

 

미술을 막 가지고 논다^^

[방구석미술관/조원재/블랙피쉬]

 

미술野史

이렇게도 책을 쓰는구나, 아니 이렇게 쓰니 책이 재밌구나~ 경영학을 전공한 이가 쓴 미술평론인데 정사보다 훨씬 재미있는 야사이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대중의 요구를 아는 것이다.

미술계 여성 혁명가 프리다 칼로, 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 멕시코가 사랑하는 화가 프리다 칼로는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난잡한 사생활에 맞바람으로 복수한다.

전 세계가 사랑한 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사실은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겼다고? 고흐의 영혼을 빼앗은 것은 알코올이다. 그 증세가 심각해서 노란색의 색감을 구별하지 못해 오히려 강렬한 노란색의 마법을 창조했다고 해석한다.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폴 고갱,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고갱이 화가의 길로 들어서기 전에는 잘 나가던 증권맨이었는데 퇴사하고 험난한 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사과 하나로 파리를 접수한 폴 세잔, 알고 보면 그 속사정은 맨땅에 헤딩맨?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과 셋은? 이브의 사과, 뉴튼의 사과, 그리고 세잔의 사과란다. 사과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과의 모든 것을 공부하고 관찰했던 집념의 화가.

20세기가 낳은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 알고 보면 선배의 미술을 훔친 도둑놈? 입체파 화가들을 모방한 결과 탄생한 입체파의 거두 피카소를 숫제 도둑놈이라고 명명한다.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사실은 밀애를 나눈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 그 또 다른 사랑은 바로 유대인의 정체성이다.

이렇듯 저자는 미술가의 이면을 뒤져 좋은 글쓰기의 재료로 삼는다. 정통 미술 평론가는 절대 시도할 수 없는 잡글이다.

 

덕후 전성시대

전문가들의 시대가 가고 오다꾸들의 시대가 열렸다. 글쓰기로 무장한 마니아들이 전문가들을 대체하고 있다. 저자는 팟케스트를 진행하면서 글쓰기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문적 식견만으로는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끊임없이 소통하고 즐겁게 배우는 아마추어를 당해낼 수가 없다. 프로는 생존의 문제로 바라보지만 아마추어는 재미가 핵심이 되기에 갈수록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미술을 무척 사랑하고 그것을 즐긴다. 한마디로 미술을 막 가지고 논다. 경쾌한 스텝을 가진 아웃복서를 당해내기엔 우리들의 푸드웍이 너무 무겁다. 어깨에 힘 빼고, 두 눈에도 힘 빼고, 말에서는 더 힘을 빼고, 살은 빼지 말고^^

20181221일 이장규

'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옳다  (0) 2019.01.19
떨림과 울림  (0) 2018.12.27
수인1,2  (0) 2018.12.17
남아 있는 나날  (0) 2018.11.17
별을 보러 강으로 갔다  (0) 2018.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