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2024년 2월 29일

짱구쌤 2024. 2. 29. 16:46

3월 4일 입학식은 보나마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울 테지요.

 

아침 9시 30분. 학교앞 용방우체국에 들러 마지막 우편물을 보냈다. 지난 4년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우체국, 요즘은 택배 업무가 주된 일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체국은 편지를 보내고 받는 곳이다. 용방우체국 소인이 찍힌 소포는 3월 개학날에 맞춰 그리운 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교문을 들어서고 곧바로 자전거 주차장으로 가서 내 애마를 자동차에 실었다. 네번의 자전거 마라톤, 서시천과 섬진강을 따라 달렸던 자전거는 이제 인안뜰과 순천만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자동차를 집에 두고 자전거로 학교갈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교장실로 들어가서 교무실과 행정실 식구들에게 갓 나온 따끈따끈한 사인된 책을 전달하고 교장으로 하는 마지막날 결재를 처리했다. 옆방 다목적실에서 3월 4일 치러질 입학식을 준비하는 교무샘을 도와 노트북과 티브이를 연결해 드렸다. 전면에 걸린 현수막은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그림들이다. 보나마다 그날의 분위기는 따뜻할테고 그렇게 새로운 용방의 4년이 시작될 것이다.

 

10시30분. 새교장선생님이 오시고, 함께 급식실 신축 현장에 나가봤다. 서울에서 달려온 오즈앤엔즈 소장님과 현장소장님을 만나 지붕 징크 색깔과 이후 공사 일정에 대해 협의했다. 일부러 바삐 내려온 최소장님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굳은 믿음이 더해졌고 함께 둘러 본 급식실 공사현장은 우리가 그간 꿈꿔온 학교 건축의 내일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어 흐뭇했다. 오즈소장님께서 귀한 꽃다발을 전해주셨고 난 서울가실때 마실 음료수와 과일, 우리학교 굿즈, 그리고 내 책을 선물로 드렸다. 다시 볼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어디에서건 우리가 그간 도모한 발칙한 도전은 두고두고 서로를 기억하게 할 것이다.

 

점심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팥칼국수,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낸 교무실 식구들과 함께 식사 후 플라타너스 카페에서 그간의 시간을 묵혔다.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고 내내 그리워할 시람들이다. 1시 30분 용방 교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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