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반가운 만남이 있으면 아쉬운 헤어짐도 있는 법, 4년여 그간 19명의 직원들과 작별을 했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6개월까지 한솥밥을 먹었으니 우린 식구와 다름없다. 네 분이 정년 퇴임을 했고, 한 분이 교장 승진을, 두 분이 이곳에서 결혼을 했으니 좋은 터는 분명하다.
이지○ 행정사님, 김누○ 선생님, 김대○ 선생님, 김효○ 선생님, 구효○ 선생님, 송경○ 선생님, 변현○ 선생님, 이나○ 선생님, 임영○ 실장님, 이태○ 실장님, 홍승○ 실장님, 서미○ 실장님, 남규○ 주무관님, 심학○ 여사님, 이지○ 선생님, 최지○ 행정사님, 김고○ 주무관님, 이소○ 주무관님, 염정○ 조리사님. 언약은 강물처럼 흘러가겠지만 만남이 꽃처럼 피어나길 바라며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본다.
가장 최근에 헤어진 분은 염정○ 조리사님이다. 3년 6개월을 함께 보냈는데 지난 6월 말 정년 퇴임을 하셨다. 급식실에 가면 가장 먼저 반기며 고봉밥 가득 담아주시면서도 더 드세요 하신다. 개학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가 세상 가장 맛있는 용방 급식 때문이라는 짱구쌤의 오버가 크게 무리 없다는 듯 매일 매일 급식 게시판에는 찐심인 감사의 말들이 씌여진다. “오늘 스파게티는 특별했어요. 내가 먹어 본 떡볶이 중 최고였어요. 엄마보다 맛있어요. 방학하기 싫어요.” “이렇게 식판 잘 비우는 아이들은 처음 봤어요. 감사 표현도 잘 하고요. 마지막 학교가 용방이어서 행복했습니다.” 염조리사님은 조금 쉬다가 곧 평소에 하고 싶은 일을 하실 거다. 맛있는 반찬 가게를 열어서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 하셨다. 명함 나오면 순천 조례동은 내가 책임지고 아파트 홍보를 하기로 했다. 물론 나도 단골이 될 거고.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업에세이 2024-2호 (0) | 2024.05.17 |
---|---|
[용방이야기11]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1) | 2024.01.28 |
[용방이야기09] 나도 빨리 좋은 형이 되고 싶어요 (0) | 2024.01.28 |
[용방이야기08] 잉어 훔쳐 간 사람을 그냥, 어! 전부 숨어 있네^^ (2) | 2024.01.28 |
[용방이야기07] 언제나 빛나는 당신입니다^^ 그런데 어디에 있나요? (2) | 202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