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모든 날이 소중하다

짱구쌤 2019. 2. 24. 10:09

위기다!

[모든 날이 소중하다 / 대니 그레고리 / ;세미콜론]

 

총체적 난국

주요한 삶의 거처가 바뀐 지 7개월이 지났다. 책은 잘 읽혀지지 않고 그나마 읽었던 책은 글을 생산해내지 못한다. 운동과 산책을 포함한 일정한 패턴이 깨어지고 날마다, 주마다 사는 것이 다르다. 어느 곳이든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다른 곳에만 마음이 간다. 중심을 잃은 것이다. 한두 달 그러다 좋아지겠지 했는데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여러 핑계거리를 찾아보고 시도도 하지만 흐지부지. 총체적 난국이다!

 

허약함에 대해

그간 나를 보호해주던 학교와 교실의 울타리가 걷히니 민낯과 바닥의 실력이 드러난 것이다. 익숙함 속에서 안주하던 허약함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삶의 좌표니, 내공이니 내세웠던 것들이 실은 뿌리가 얕은 우물 안이었다고 실토해야 한다. ‘성을 쌓은 자는 망할 것이요, 길을 나서는 자는 흥할 것이니스텝을 경쾌하게 해야 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외쳤건만 자그마한 변화에도 이리 불안하니.

 

네덜란드도 좋다

저자의 가정에 불행이 닥쳤다. 아내가 갑작스런 사고로 장애를 안게 되면서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라며 절망스러워할 때 누군가 전한 이야기가 위로가 되었단다. 이탈리아 휴가를 꿈꾸던 부부가 실수로 네덜란드에 도착했다. 한껏 화가 난 부부에게 네덜란드의 느림과 여유가 눈에 들어오더니 램브란트, 오래된 커피숍, 풍차와 튤립, 그리고 착한 사람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도 좋았겠지만 네덜란드도 좋군.’

아내의 사고 이후 그리기 시작한 그림이 저자의 삶을 바꿔놓았단다. 아내의 속도에 맞추다보니 느려지고 찬찬히 보게 되고, 익숙했던 것들에 대해 새삼 고마움을 느끼고. 그렇게 오랫동안 지켜보고 그린 그림들을 모아 낸 책이다. 특별할 것 없는 사물들, 사람들과 풍경을 그리면서 부부는 일상을 회복한다.

 

새로운 도전

집짓기, 문집 발행, 강연과 배움 등 많은 계획이 틀어졌다. 회의, 정책 생산, 견제와 비판은 새로운 도전이다. 곧 돌아갈 행복한 날들 때문에 지금을 희생하고 있다는 유치한 생각. 야구선수 안치홍은 작년에 좋았던 루틴을 유지하면서도 더 나은 타격폼을 만들어가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한다.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좋았던 루틴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조건에 잘 살아갈 수 있는 마음과 습관이 필요하다. 새해는 진즉 열렸지만 다행히 우리는 3월 새학기에 한 번 더 시작할 수 있다. 2019년 위기를 기회로!

2019224일 이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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