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포럼 참가기] 통일은 과정이다!

짱구쌤 2016. 8. 16. 18:21

 

 

[포럼 후기]

아스팔트에서 포럼으로

[통일토크쇼 / 2016. 8. 15 / 전주]

 

이번에는 전주로!

대학 다닐 때부터 해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광복절 즈음에는 서울에 올라갔다. 1989년 전대협 임수경의 방북 때부터 시작된 통일축전은 1년간의 통일 운동을 총 결산하는 자리였다. 불법 집회의 딱지가 붙었던 독재정권 시절에는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며 007작전을 방불케 한 쫄깃한 통일투쟁이었으며, 민주정부 시절에는 북녘에서 참석한 동포들과 함께 감격을 맞본 통일축전이었다. 그리고는 요 몇 년 어려운 남북관계 속에서 머릿수를 채우러가는 발품 상경이었다. 올해는 전주로 갔다. 아스팔트 통일운동 말고 답답한 통일 정세를 속 시원하게 꿰뚫을 수 있는 답을 찾고 싶었다. 여전히 광장으로 달려간 통일 일꾼들에게는 미안함도 있지만 나에게는 매우 절박한 문제였다.

 

최고의 통일전문가들과 함께

포럼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최고의 전문가 패널 때문이다. 그간 6.1510.4포럼 등이 서울에서 열리는 관계로 아쉬움만 달랬었는데 가까운 전주에서 통일 스타(?)들이 총 출동한다는데 놓칠 수는 없었다. 6.15남북공동선언의 기획자인 임동원 전 국정원장, 10.4회담의 주역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가장 오랫동안 남북회담을 주관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자타공인 최고의 통일 일꾼들이 총 출동하였다. 거기에 혁신교육의 아이콘 김승환 전북교육감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사실 전에 이 분들의 개별적인 강연을 들을 기회는 있었으나, 짧은 시간 탓에 깊이 있게 공부할 수는 없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통일을 이룩할 네 가지 관점을 제시했다.

1. 통일은 평화적으로, 점진적으로, 그래서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실현해야 한다.

2.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북 적대관계 해소 등 냉엄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3. 군사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4.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정동영 의원과 정세현 전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로드맵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만큼(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6.15남북공동선언, 200710.4남북정상선언, 6자 회담 9.19공동성명) 이 합의를 준수하며 계승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9.19공동선언이 특히 중요한데 북은 핵을 포기하고, 나머지 나라들은 북의 경제를 도우며, 미북 수교와 평화협정체제를 이뤄나가야 하며 이것은 행동대 행동 등 동시병행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유쾌한 김승환 교육감

위의 통일 전문가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김승환 교육감은 몇 마디 발언으로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국민적 논쟁사안인 사드(THAAD)배치와 관련하여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하달한 사드 정당성 교육에 대한 공문 시행을 거부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헌법 314(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의 명백한 위반이며, 1976년에 독일에서 정립한 보이텔스바흐 협약에 따라 교육은 논쟁성 유지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에도 반한다”-김승환-

보이텔스바흐 협약(Beutelsbacher Konsens)1976년 서독의 보수와 진보진영의 교육자, 정치가, 연구자 등이 정립한 교육 지침으로 어떤 사안이 학문적으로,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 때 학생들에게 어느 한쪽 방향으로 몰고 가는 교육을 하지 말 것, 어떤 사안이 논쟁성을 띄고 있을 때는 그 논쟁성이 계속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합의한 협약이다.(네이버 검색 결과)

마땅히 헌법전문가다웠다. 통일문제에 대해 줏대 없이 갈팡질팡하는 일군의 정치지도자나 교육자들보다 훨씬 돋보이는 소신이다.

 

이 시대의 교육, 통일과 생태

개인적으로 이번 방학 동안 이 시대 학교와 교육이 나아갈 길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땅에 발을 굳게 딛고, 지구적으로 사고하자 생명과 평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필수충분조건이다. 실천적으로 말한다면 생태교육과 통일교육이다. 우리가 처한 가장 강력한 위기이자 기회인 분단과 통일을 진지하게 정면에서 교육해야 한다. 성공적인 통일을 이룩한 독일에서도 보듯, 자라나는 세대에게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가치를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지구적인 위기를 함께 극복할 생태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 학급에서 이뤄졌던 것을 학교와 지역차원에서 실천하고 싶다. 혁신학교의 가치와 지향을 보다 분명히 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광장

포럼은 아스팔트의 실천을, 아스팔트는 포럼의 지혜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맹목적인 실천과 공허한 이론을 넘어설 수 없다. 하여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은 계속되어야 한다. 호수공원 한 켠에서 20여명의 아이들과 역사·통일 골든벨 행사를 진행하면서 되 뇌인 다짐이다. 원래 광장에서 열린 지혜의 잔치를 포럼이라 불렀다.

2016816일 이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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