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42미래의 진보-이정무

짱구쌤 2012. 12. 30. 22:28

 

 

헌법 제37조 제1항을 아시나요?

[ 미래의 진보 / 이정무 / 민중의소리 ]


헌법 제37조 제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않는다.”

세상에! 생전 처음 보는 조항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44년을 산 초등학교 교사가 이렇게 중요한 조항을 처음 듣다니. 쯧쯧...

이 책은 한창 진보정당 통합과 관련하여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대담집이다. 부제가 재미있다.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과 진정성 있는 진보주의자 이정희가 6개월간 나눈 대화의 기록”


한 발 더 나가서 헌법 제119조 제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 조항이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뤄낸 개정 헌법에 추가된 내용이다. 우리 헌법이 민주헌법이라 불리는 주된 이유이다. 이 두 사람의 대담은 흥미롭다. 우선 두 당의 정체성만큼이나 두 사람의 이미지도 사뭇 다른데 뻔할 것 같은 두 사람의 생각을 확인하려는 대담이라니? 부 사람의 대담을 쫒아가다 보면 예상대로 다른 점을 만호이 발견할 수 있지만 정확히 이 두 지점. 헌법 제31조와 제119조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다. “문제의 해결책은 우리 헌법에 다 나와 있다.”라는 다소 허무한 결론. 이정희 대표야 변호사 출신이니 법 조항을 인용하는 것이 한편 자연스러울테지만 그가 다소 투쟁적 이미지의 당대표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의외이기도 하다. 오히려 경제학을 전공한 자유주의자 유시민 대표의 헌법인식은 정말 의외다.


이미 [청춘의 독서]라는 책에서도 확인했지만 유시민은 정말 글을 잘쓰는 사람이다. 스스로도 ‘문필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라고 했듯 정치인이 되지 않았으면 전업 저술가로서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도 남을 만큼 실력이 있다.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 ‘참여정부의 적자’, ‘확장성이 없는 개혁 정치인’, ‘촌철살인의 대가’ 등 그를 지칭하는 말은 많다. 그만큼 호불호가 분명하고 이슈가 많은 사람이다. 그는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전에는 개인의 자유 그 자체에 천착했다면 정치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자유, 공동체의 자유로까지 사유가 확장되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그가 겪은 실패는 이런 공동체의 자유에 대한 책임 의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말한다. 징정성 있는 고백이다. 그가 대담 중에 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다. “제가 보기에는, 그래서 넘어서자는 거죠. 사람들이 볼 때 ‘왜 저런 짓을 하지? 라는 느낌이 없는 일은 창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정치인들과, 정당의 당원등과, 지지하는 유권자들과, 그냥 구경 만하는 유권자들 모두가 ’이게 무슨 일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한, 낡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그런 시도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자서전 [운명이다]를 책임 정리하였다. 참여정부와 정치인 노무현의 정치적 자산은 말고 부채만을 승계하겠다는 그의 말을 신뢰한다. 그가 지금 나서고 있는 진보정당과의 통합이나 연대는 그가 지난 시절 실패를 결코 헛되게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구체적 실천이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는 혜성과 같이 나타난 정치 신인이다. 나와 같은 학번인 그녀가 이렇게 짧은 시기에 우리 정치의 주역으로 부각된 데는 순전히 그녀의 진정성에 기댄다. 모든 문제를 진정성있게 바라보고 실천하는 한 초선 비례대표 정치인의 몸부림에 많은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물론 나는 그의 정치적 입장을 전면 지지하지만 그의 인간적 깊이와 사람 됨됨이는 이번에 지면으로 처음 접한다.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엄친아]로 자라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노동자 농민의 정당의 국회의원이 되어 스스로 수행(?)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또한 원칙이 분명하나 그것으로 대의를 그르치지 않을 유연성이 있고 무엇보다 강단과 포용력이 대단하다. 내가 사석에서 언젠가 이정희의 시대가 올 것이라 주정하곤 했는데 벌써 온듯하다. 정치를 ‘고통에 대한 책임감’이라 생각하여 입문했다는 그녀가 가야할 길을 아주 멀다. 그 길에서 그녀가 그러한 고통의 책임감에서 벗어나 진정 즐기며 신나는 정치를 하길 바란다.


두 사람의 대담은 정치적으로 의미가 깊다. 생각 다른 사람이 마주 앉아 생각의 차이를 좁히려는 시도는 용감하다. 하여 두 진영이 벌이는 통합과 연대는 분명 성과를 낼 것이다. 우리는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 “여러분!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브라질 前대통령 룰라-


오늘의 키워드, 두 사람의 공통점은 착함과 진정성.

2011. 8. 25. 이장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