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업에세이2017-7 그때 그걸 알았더라면..

짱구쌤 2017. 10. 20. 08:25

[수업에세이2017-7]

그때 그걸 알았더라면?

별량초 이장규

단원

5학년 사회

일시

2017. 10. 13()

주제

신라시대의 생활 모습

수업자

**

 

젊은 날의 초상

공개수업을 하는 게 크게 두렵지 않았다. 재미있는 아이디어, 잘 조직된 수업안, 성의가 보이는 자료, 약간 오버하는 아이들의 발표, 거기에 담임의 재치 있는 발문까지 더해지면 수업 잘하네!”로 맺어지는 협의회까지. 그 수업이 일상과 갖는 괴리도, 수업 속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짜인 각본에 충실했다는 자괴감도, 마침내 마쳤다는 후련함과 그렇고 그런 주변의 칭찬세례에 묻혀 오랜 시간이 흘러갔다. 쇼처럼 보이는 수업을 경멸하면서도 실상은 자연스러운 쇼를 지향하였던 자기모순이 드러난 것은 혁신학교의 배움 수업을 접하고서부터이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2년차 선생님의 여유

진중하고 예의바른 후배 선생님의 수업을 처음으로 보았다. 차분한 목소리로 건네는 이야기는 교실은 안전하고 편안하게 배우는 곳임을 잊지 않는다. ‘계획대로 다그치는 것 보다 배우는 이들의 리듬을 놓치지도 않는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누차 다짐했건만 꼭 집어주기매듭짓기두 가지 잔소리를 메모해 두었는데, 수업 말미에 이르러 수업자는 여유 있게 과제들을 수행한다.

충분하게 시간을 주니, “**, 너도 봐!”, “이런 것도 있었네.”가 나올 수 있다. 교사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아이들 속에서 두런거린다.

 

독백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초등 현장의 세세한 체크리스트, 경직된 수업안, 청문회식 협의회는 수업은 왕도가 없다.’는 명제를 무색케 한다.

2년차 선생님과, 오학년 아이들의 빛깔에 주목하면서 수업을 보았다. 앞으로 30년은 넘게 수업을 하게 될 후배에게 해줄 말이 스스로에게 늘 다짐하던 말과 다를 이유가 없다. 수업은 상호작용이고, 이 교실에서 모두가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수업을 통해 확인하는 것.

아이들에 대한 맹목적 사랑과 헌신이 차고도 넘쳤던 피가 끓던 시절, 수업을 더욱 여유롭게 볼 수 있었더라면~

2017.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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