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업에세이3]-교과서 보는 눈을 기르자!

짱구쌤 2014. 7. 4. 10:52

 

[수업에세이2014-3]

 

 

교과서 보는 눈을 기르자!

(73. 6학년 국어. 박초헌 선생님 수업 공개)

이장규

 

부러운 평상심

공개수업을 평소처럼 할 수 있을까? 난 거의 그러지 못했다. 목소리의 톤은 올라가고, 몸짓은 과장된다. 예기치 못한 암초로 수업의 흐름을 놓치기 일쑤. 수업 후 쏟아지는 의례적인 격려와 약간의 찬사에 , 무사히 넘겼구나.’ 공개 수업을 일상 수업처럼, 일상 수업을 공개수업처럼 할 수 있는 내공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요동치지 않는 평상심을 가진 이를 보면 존경스럽다. 내면이 강해야만 가능할지니.. 수업자인 초헌샘은 그렇게 내면이 강한 사람이다. 반듯하고 예의바른.

 

교과서 의심해보기

국어교과서는 참 많이 좋아졌다. ‘꿈동산류의 달뜬 글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 비하면 생활적이며 소소하다.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 같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이 널리 퍼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시를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수업이다. 교육과정은 세 가지 단계를 안내한다. 1. 시와 이야기 비교하기 2. 시를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 알아보기 3. 시의 내용 일부를 이야기로 바꿔보기이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많고 어렵게 느껴졌다. 현재의 교과서가 너무 친절하다는 지적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 거의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 과학책이나 너무 잘 안내된 사회 지역교과서 때문에 너무 쉽게 공부하는(그래서 공부하지 않는) 일이 많다. 예시된 시의 전체를 이야기로 바꾸기 보다는 일부분만 안내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에게 실행해보게 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느닷없이 이야기를 추가하라는 활동 때문에 수업을 잘 따라하던 학생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였다. 최적의 교과서라 할지라도 내 학급의 실정을 고려한 교과서 다시 읽기는 아주 중요하다. ‘교과서를 내던지자!’라는 다소 도발적인 실천은 능력상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주전과 벤치 멤버의 실력 차이

월드컵에서 홍명보호가 보여준 실망은 비단 경기 결과로 한정되지 않는다. 원톱과 골키퍼를 특정 선수로 고정하고 다른 벤치 멤버들의 경기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자신을 후보로 단정 짓는 의기소침함이 경기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나는 엄석대의 일방독주 보다는 그것을 방조하고 숨어버린 담임선생님의 행태에 화가 났다. 수업을 몇몇 잘 따라오는 주전들로 끌고 가면 나머지는 늘 딴청을 피운다.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갈 수 있다는 부름에 긴장하도록 골고루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이름을 부르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쉬운 문제에서 용기를 얻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 요즘 하는 수업고민이다.

 

피 끓는 청춘들의 교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신조차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평상심은 자칫 범접할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같이 아파해주고, 함께 요동쳐주는 공감과 일탈이 때때로 필요한 이유이다. 약간의 오버와 호들갑, 피 끓는 청춘들과 매일 함께 지낼 수 있는 호사의 대가로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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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4. 순천인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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