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06레이첼 카슨-엘레레빈

짱구쌤 2012. 12. 31. 17:38

 

[레이첼 카슨 / 엘레레빈 / 나무처럼]

 

서울 환경재단의 회의실 이름이 “레이첼카슨 홀”이다. 오래전부터 알고 싶었던 카슨을 이번에 엘렌레빈의 전기문으로 만났다. 어떻게 환경생태운동가들의 롤모델이 되었는지 궁금하던 차였다.

마침 어제(4일) 아이들과 장흥 제암산 계곡으로 야영을 가 밤새 계곡물과 매미, 산새소리에 묻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끝이라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은 1907년에 미국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20세기를 뒤흔든 그 유명한 책 “침묵의 봄”을 남기고 1964년 56세의 일기로 숨을 거둘 때까지 일관되게 자연과 삶을 사랑한 과학자이자 영문학도인 카슨의 일대기이다.

우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여성과학자를 용인하지 않던 사회적 보수성을 뛰어넘어 고집스럽게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기성취를 이룬 그녀의 용기에 놀랐고, 또한 그것이 누구보다 암울했던 가정사를 딛고 이뤄낸 성취이기에 더욱 존경스러웠다. 가난 속에 병든 아버지, 일찍 세상을 뜬 누이에 도맡은 두 조카, 철들 때부터 눈 감을 때까지 가장으로 살며 두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던 그녀.

한 인간의 성취에는 자신의 노력과 인내가 기본이지만 늘 뒤따르는 것은 스승이다. 언제어디서나 믿어주고 이끌어주던 스킨커 교수가 없었다면 레이첼의 빛나는 성취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늘 너를 응원해 줄 것이다.”

침묵의 봄이 세상의 나왔을 때 많은 비평가들이 격분했다. 살충제(DDT)의 위험성에 대해 무지했거나 귀막았던 당시에 그녀는 공산주의자라거나 불순분자라거나 미친광신도라는 비난이 몰려왔다. 살충제기업과 결탁한 정부, 이에 기생하는 과학자들의 대대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의지는 단호했고 결국 대중은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마침내 세상은 인간의 과학적 성취가 꼭 인간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현대과학의 성찰적 명제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광범위한 자료 조사와 현장 검증, 신념에 대한 철저함, 그리고 자연에 대한 무궁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 레이첼 카슨의 그림책이 있다. 다시 아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침묵의 봄도 찾아 읽어보고..

2010년 8월 5일 이장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