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03시인을 찾아서1-신경림

짱구쌤 2012. 12. 31. 17:25

 

 

[시인을 찾아서 / 신경림 / 우리교육]

자신이 시인이기도 한 신경림씨가 만나러 간 시인에 대한 글이다.

이미 작고한 시인을 찾아 나선 1부에서 소개된 시인은,

정지용, 조지훈, 김종삼, 신동엽, 박용래, 박봉우, 임화, 권태응, 이육사, 오장환, 김영랑, 이한직, 윤동주, 박인환, 한용운, 백석, 신동문, 유치완, 박목월, 김수영, 천상병 이다.

모두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인지라 교과서에서, 책에서 한번 씩은 보았음직한 시인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다시 생각하게 한 것들은 시와 시인에 얽힌 이야기다.

가령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을 노래해서 식민지 시대에 한가한 서정놀음으로 나 폄훼(나 개인에게)되었던 박목월이 왜 정지용시인에게는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고 칭송되는지.. 목월이 평생을 노래하고 그리워했던 그의 고향 경주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나서야 얼핏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시인은 영랑과 신동엽이다.

이웃 강진의 영랑생가는 거짓말 보태 100번은 더 갔을텐데. 난 그때마다(물론 지금도) 영랑의 시에 대해서 감흥이 나지 않아다. 시보다는 그 곳의 정취랄까, 호젓함에 끌렸는데 신경림시인의 기행을 따라가며 다시 읽은 영랑의 싱는 참 맛갈졌다. "오-메 단풍 들겄네"에서 누이의 정감어린 장광 풍경이 실제 모습과 겹쳐 그려져 참 좋은 시라는 느낌이 든 것이 그런 예다.

대학때부터 좋아했던 시 [껍데기는 가라]의 시인 신동엽의 고향은 부여다. 신동엽의 생가와 시비를 찾아간 것도 여러번이지만 난 그때마다 왜소하게 평가된 듯한 자취에 맘이 상하곤했는데 저자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란 것을 확인했다.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4.19이후 치열했던 혁명을 뒤로하고 거짓와 위선이 판치던 세상을 질타한 이 시는 오늘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나는 첫마음에서 얼마나 떨어져왔나." 민족적 순수성과 반외세의 기치를 높인 시인의 절창, 교육학자이신 성래운선생의 낭송 [진달래 산천]을 20여년만에 찾아 들었다.

껍데기는 가라...

2010년 7월 30일 이장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