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혁신학교 포럼에 다녀와서

짱구쌤 2013. 11. 10. 19:13

[참가 소감문]

더디더라도 함께 가는 여정

-2회 호남권 혁신학교 포럼을 다녀와서-

이장규

2013119() 10:00~16:00 전주대학교 박향순, 문철민, 이장규, 위동례

 

  

  

빛나는 청춘들의 캠퍼스

가을 캠퍼스는 아름다웠다. 빛나는 청춘들의 아지트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가 되었다. 토요일 출장에 위로가 되는 풍경이었다. 혁신학교 포럼은 작년 광주대학교 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광주(빛고을 혁신학교), 전남(무지개학교), 전북(혁신학교)의 혁신학교들이 일 년간 성취한 내용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모색해 보는 자리이다. 호남권 162개 혁신학교(광주30, 전남51, 전북81) 교원들과 학교 혁신을 모색하려는 1,000여명의 교직원이 성황을 이룬 것은 이제 3년째를 맞는 혁신학교에는 청신호가 분명해 보였다.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혁신으로!

세 교육청의 비전은 모두 같았다. 혁신학교의 일반화, 모든 학교의 혁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가장 앞서가는 전북교육청의 발표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내년까지 101개의 혁신학교로(전체의 20%) 전국교육혁신의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도 훌륭했지만, 그 일을 맡은 사람들과 도교육감과의 깊은 신뢰가 일정 정도의 성공을 예고하는 듯 했다. 광주는 소수이지만 분명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 것이 인상 깊었다. 특히 전체 학교에 홍보용으로 제작한 영상은 혁신학교 교재로도 손색이 없었으며 담당자의 확고한 자신감이 다소 부러웠다.(담당 장학사는 대학 동기인데 그 인식의 변화를 아는지라 더욱 그렇다) 전남은 그 중간에서 조금 어정쩡해 보였다. 교육감의 의지도 그렇지만 그간 축적한 성과를 정리하고 내보이며 미래를 예고하는 확신이 더욱 필요해 보였다. 가능한 통로를 통해 다소 아쉽게 느낀 부분에 대해(홍보물, PPT, 비전)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두려움 없는 사람의 당당함

이어진 프로그램은 주관처인 전라북도 김승환 교육감의 특강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3년간의 경험과 그간 교육부와 일전을 불사한 투지 때문인지 시종일관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다. 개콘과 나가수가 아니었다면 그간의 세월을 버틸 수 없었노라고 토로한 부분에서는 도교육책임자의 고뇌와 어려움도 얼핏 엿볼 수 있어 좀 짠했다. 그는 현 한국사회의 비상식과 비교육에 대해 거침없이 일갈하고 호남권 현식학교 운동이 가지는 한국교육에서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거듭 역설했다. 듣는 사람들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위의 발언이 다소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학자답게 스ᅟᅮᇁ과 나무를 고루 볼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한 강연이었다. 역시 유머는 그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점심을 먹는 동안 그 위치 때문인지 수 십 명과 인사를 나눠야했다. 모두 반가운 얼굴들이다. 무지개학교를 개척했던 분들부터 어려운 조건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입문자들까지 그 역할은 다르지만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혁신학교의 성공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교육행정 기관에서 시행하는 모든 연구 시범학교와 달리 일체의 인센티브도 없는 혁신학교 교원들이 지치지 않고 자부심을 느끼며 당당하게 가르침에 전념하는 일은 비단 혁신학교 성공에 머무르지 않는다. 철밥통이다 무사안일이다 하면서 교육위기의 주범으로 모는 사회 일군의 여론몰이에도 의연하게 교육의 본질을 찾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동지들이다.

 

순천만 흑두루미의 비상

오후 분과시간에 우리학교 사례발표를 했다. 전남을 대표하여 초등교육과정 사례발표를 제안 받았을 때 우리학교가 가장 잘하고 열심히 하는 것을 발표해야겠다고 정하고 박향순선생님과 함께 원고와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우선 2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 기회를 갖는 것에 대해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열심히 무지개학교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다른 학교들에 미안함도 들었다. 하여 내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정확하게 우리의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 강의실을 가득 채운 세 시도교육청의 동료들에게 순천인안초의 흑두루미 프로젝트와 도전활동을 1시간 정도 발표하고 궁금한 점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우리 학교의 교원 구성, 지속 가능성, 장애학생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아는 범위에서 성실하게 답변하였다. 앞자리에 박향순 선생님이 있어 팩트만을 전달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

가을에 어울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출발부터 운전을 도맡은 문철민 선생님의 애마는 순천으로 내달렸다. 오고 가는 차안에서 나눈 대부분의 대화는 오늘 포럼과 우리 학교 아이들 이야기다. 도전활동, 수업에세이... 모두의 아쉬움은 역시 더 많은 동료들의 참석이다. 어느 학교에서는 전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연수와 세미나를 개인적으로 가지 않는 다는 다소 과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는데 사연인 즉슨, 연수에 참석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인식의 갭이 점점 커진다는 우려 때문이란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토요일이라는 제한 조건이 있기는 했지만 더 많은 동료들께 동행을 권유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도전활동 직후, 학년 운동회 등 만만치 않은 일정이 있었으니 물리적으로도 그렇고.. 호수공원 카페에서 마지막 뒷풀이 차 한자 나누며 긴 토요일 출장을 마감했다. 걸죽한 대추차만큼이나 든든한 사람들과 가을날 정감 있는 여행을 다녀왔다. 상처받지 않는 빛나는 청춘도 아름답지만 상처받으며 자신과 마주하는 영혼도 아름답다.

참가 소감문.hwp

201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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