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의 24km를 넘었다. 2년 전쯤 딱 한 번 25를 찍은 후엔 좀처럼 다다를 수 없는 벽이었는데 오늘 벼락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을 애써 자제했고 관성을 최대한 이용하려 애쓴 것이 주효했다.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이고 내리막길에서는 가능하면 페달에서 발을 떼는 습관은 오랫동안 몸에 익은 터라 그리 어렵진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빨리 가려는 본성 또한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운전 경력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운전은 쉽지 않다. 한때는 앞서가는 차를 용납할 수 없었던 레이서임을 자랑할 때도 있었는데 뒤따라 청구되는 과속 딱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규정 속도만 지키자는 베스트 드라이버 시절도 나쁘지는 않았으나, 13년 25만 킬로미터를 탄 경유 SU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