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안드요? 난 귀떼기 떨어지겄소. 징하게 춥네.” 칼바람 부는 겨울 아침에 부실하디 부실한 교장이 교문통에 서 있으니 짠하기도 했으리라. 지금은 퇴임한 심여사님은 우리 학교에서 10년 동안 청소일을 하셨다. 퇴임을 앞두고 가장 아쉬운 것은 “남 차려주는 급식 밥 못 먹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쌀쌀맞은 말투에 겁(?)이 났으나 이내 마음자리가 따뜻하고, 풍류를 사랑하는 멋진 분이란 걸 알고 나서는 이무럽게 지냈다. 회식 자리에서 멋지게 뽑던 노랫가락과 송별회에서 펑펑 울던 기억이 또렷하다. “학교 울타리에 존재하는 모든 어른들은 다 선생님이다.” 모든 교직원들이 같은 명함을 공유하면 좋을 듯하여 교장 부임 첫해 스승의날을 기념하여 이벤트 명함을 제작하여 한 세트씩 선물로 돌렸는데 우리 심여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