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길어지니 짱구쌤 수업도 만만치 않다. 아이들도 나도 운동장 놀이 수업이 좋은데 맨날 비가 오니 고민이 많다. 책 읽어주는 것도, 계기 수업하는 것도 나름 좋지만 이미 놀이 수업에 맛을 들인 녀석들의 반응은 온도차가 심하다. 뭘 해도 “언제 운동장 나가나요?”로 토를 단다. 그래서 이번 주는 아예 운동장에서 비를 맞는 수업을 작정하고 시작한다. 그림책을 한 권 읽어주니 예상했던 대로 “오늘도 운동장 안 나가요?”를 합창한다. “자, 양말을 벗고 우산 쓰고 맨발로 운동장으로 모이세요!” 우레탄 놀이터를 지날 때 빗줄기가 거세진다. 도서관 시멘트 주차장과 지킴이 부스를 지나 새로 만든 잔디밭에 올라선다. 탄성이 터진다. “폭신폭신해요. 간지러워요.” 나무 데크에서 숨을 한 번 고른 후 본격적인 운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