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샘! 왜 이리 늦게 오셨어요. 국수 다 불겠네.” 조리사님이 교무실에 일부러 전화까지 해서 찾았다는데 난 그때 목공실에서 나름 바빴다. 매일 같은 시각에 점심을 먹는데 오늘 유독 애타게 찾은 이유는 국수 때문이다. 워낙 국수를 좋아하기에 메뉴에 그것이 보이면 배식하는 내내 큰 소리로 떠들어대니 급식실 식구 모두 짱구쌤의 국수 사랑을 모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워넌히 비교될 만큼 많은 양의 국수를 담아주면서 부족하면 얼른 오라는 당부도 덧붙인다. 절집에서 국수가 나오는 날은 그 점잖은 스님들도 싱글벙글이란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매일 같은 일과 비슷한 음식이 수행으로 반복되는 곳에서 국수와 같은 변주는 일상에 생기를 불어 넣는 작은 이벤트가 되고도 남는다. 그래서 국수를 스님(僧)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