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가게 되는 체험학습에 대한 기대가 앞서겠지만 통학차에서 내리는 몇몇 아이들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이다. 때마침 출근길 교감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어느새 달려가 팔을 붙든다. 안 가면 안 되나요? 우리랑 같이 졸업하기로 했잖아요? 교감 선생님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내일부터는 다른 학교로 가야 한다. 교장 승진을 당연히 축하해야 하지만 아이들 마음만큼이나 나 역시 마음이 여간 심란한 것이 아니다. 교감 선생님은 우리 학교와 오랜 시간 인연을 맺은 분이다. 교사 시절 혁신학교를 운영하며 폐교 직전의 학교에서 학생을 유치해야 하는 과업(?)도 수행했고, 몸소 멀리 사는 조카를 데리고 와서 실질적인 학생수 늘리기에도 기여했다. 4년의 고된 혁신학교 생활을 마치고 교감으로 승진하여 청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