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샅이 모조리 뒤져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자 [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김탁환 / 해냄 ] 예초기 하나로 가장 자신 없는 일은 농사. 뭐 해 본 적이 없으니 서툴 수밖에 없다. 아래 매실 밭주인에게도 그렇게 보였을 터, “그것으로 깎이겄소?”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묻는다. 얼마 전 전기 충전식 예초기를 두고 했던 말과 똑같다. 광고와는 달리 그 전기충전 예초기는 이웃집 남자가 보는 앞에서 힘은커녕 장난감마냥 멈춰서는 수모까지. 이번에는 절치부심, 학교 주무관님께 사전 연수까지 철저히 받고, 형님이 준 2행정 나일론 커터를 호기롭게 돌렸다. 오늘따라 파워가 장난이 아니어서 시원하게 깎이는 그 녀석을 들고 애초 시간보다 갑절은 더 일하고도 으쓱. 앞으로는 아랫집 주인의 잔소리가 줄어들 것 같은 예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