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43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샅샅이 모조리 뒤져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자 [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김탁환 / 해냄 ] 예초기 하나로 가장 자신 없는 일은 농사. 뭐 해 본 적이 없으니 서툴 수밖에 없다. 아래 매실 밭주인에게도 그렇게 보였을 터, “그것으로 깎이겄소?”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묻는다. 얼마 전 전기 충전식 예초기를 두고 했던 말과 똑같다. 광고와는 달리 그 전기충전 예초기는 이웃집 남자가 보는 앞에서 힘은커녕 장난감마냥 멈춰서는 수모까지. 이번에는 절치부심, 학교 주무관님께 사전 연수까지 철저히 받고, 형님이 준 2행정 나일론 커터를 호기롭게 돌렸다. 오늘따라 파워가 장난이 아니어서 시원하게 깎이는 그 녀석을 들고 애초 시간보다 갑절은 더 일하고도 으쓱. 앞으로는 아랫집 주인의 잔소리가 줄어들 것 같은 예감. ..

책이야기 2020.10.04

시가 내게로 왔다

삶이 어찌 이다지 휘몰아치며 [시가 내게로 왔다 / 김용택 / 마음산책] 임방울 / 송찬호 ~삶이 어찌 이다지도 휘몰아치며 도도히 흘러갈 수 있단 말인가 커다란 산맥에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이기며 오라, 삶이여! 부서지며 굽이치는 저문 강을 건너 새벽같이 오라. 언젠가, 그 언젠가 한번은 꽃피고 싶은 내 인생이여! -김용택 꽃씨를 거두며 / 도종환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앞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

책이야기 2020.09.06

판문점의 협상가 정세현 회고록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사람은 그 하나뿐 [판문점의 협상가 / 정세현 / 창비] DJ의 수첩 “정세현: 대북 전문가는 많지만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사람은 그 하나뿐이다.”-DJ자서전 DJ의 수첩에 기록된 정세현의 인물평이다. 대단한 칭찬이 아닐 수 없다. 생전의 그가 강조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는 말일게다. 그러했기에 전임 정권(YS)의 통일 비서관을 통일부 차관으로 발탁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를 장관으로 유임시키는 이례적인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러고 보면, 북한 핵 위기 등 남북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미국과 북한의 저의, 남한의 대응 등이 궁금할 때 제일 먼저 찾게 되는 전문가가 바로 정세현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나면 흐릿했던 시야가 걷히고 예측 가..

책이야기 202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