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학교 물건 잃어버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학교에 오면 누구나 착해지나 봐요~” 정말 그랬다. 새로 만든 데크 쉼터나 복층 정자에 멋진 캠핑용 의자, 빈백, 체스, 만화책 등을 두어도 누구 하나 손대지 않고 그대로였다. 봄철 별목련꽃이 흐드러져서 주말이면 백여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학교를 자랑할 일이 생기면 단골 레퍼토리로 빠지지 않는 것이 ‘높은 시민 의식’이었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개학을 앞두고 새로 조성한 생태연못에 아이들을 놀라게 할 비단잉어를 들였는데 월요일에 출근해 보니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으니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것도 들여놓은 지 3일도 안 된 생물을. CCTV를 돌려봐도 의심할 만한 점이 없자, 급기야는 지능범의 소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