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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쏘나타는 가장 늦게까지 있습니다

짱구쌤 2023. 8. 25. 13:59

유치원 선생님의 흰색 하이브리드 쏘나타는 늘 가장 늦게까지 주차장을 지킨다. 모두가 속도를 이야기할 때 나만의 방향을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다.

저녁 7. 여전히 흰색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주차장에 그대로입니다. 관사로 퇴근해서 저녁 식사를 하고 산책 겸 교정을 걸을 때까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때로는 9시가 훌쩍 넘어서도 유치원 교실은 환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실루엣만 고단한 하루의 마감을 짐작할 뿐입니다. 우아하게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하는 베짱이 교장의 여유가 멋쩍습니다. 누군가는 조금은 느긋한 선생님의 일처리를 두고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언제나 선생님이 옳습니다. (중략)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날 되시기를.

2021422일 짱구쌤

 

주말에는 카톡도 좀 쉬어야지 싶어 접어 두었다가 이제야 답을 전합니다. 손편지는 감동이었습니다. 친정엄마는 늘 보리밭 다 매고 편할 때 낳았고, 볕이 좋아서 기저귀도 잘 말랐다고 말씀하시지만 만삭의 불편한 몸으로 쭈그려 앉아 독새풀 맸을 노고를 더 생각하게 됩니다. 유치원 일이 더딘 걸 보며 자칭 부진아라고 부르는데 금년의 목표는 설레임과 낭만을 가졌던 이전의 나를 되찾기입니다. 돌아보니 주변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고, 염려를 끼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시간개념부터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아이들과 용방 식구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애쓰시는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든든합니다. 용방 식구들과 함께 행복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