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02작은학교 행복한 아이들-작은학교연대

짱구쌤 2012. 12. 31. 17:22

 

[작은학교 행복한 아이들/작은학교교육연대/우리교육]

 

18년의 교직 경력 중 영암초에서의 3년을 빼면 작은 시골학교에서의 근무가 대부분인 관계로 작은 학교는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관심은 “작은 학교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책을 만나 기뻤다. 나와 같은 고민을 품고, 나보다 먼저 실천에 뛰어든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물론 미약하지만 나 역시 학교를 바꾸는데 쉼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하지만 집요하게, 집단적으로 그 결실을 맺어 온 이들의 실천은 다시 감동적이다.

 

공교육 내에서 희망의 씨앗을 처음 보여준 남한산 초등학교, 뒤를 이어 지역적 특성을 살려 이제는 제 궤도에 올린 거산초, 상주남부초, 금성초, 세월초의 이야기는 짧은 글속에 다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속에서 보여준 헌신적인 선생님들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전남에서 그 희망을 쌓아가고 있는 순천 별량초 송산분교는 후배이지만 존경하는 김현진 선생님의 노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에 소개된 7개 학교는 모두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들이었다.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통폐합 정책에 밀려 사라질뻔한 학교를-마을공동체를 학부모, 교사들의 노력으로 생기를 되찾게 하고 이제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까지 만든 기록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울렁거린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여태껏 생각해왔지만 실현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반성, 후회, 다짐 등이 복잡하게 뒤얽혀 마치 나에 대한 반성문을 쓰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을거란 희망, 아니 우리가 할 수 있을 거란 희망.

교사출신이며 인류학자인 서근원 박사는 [공허한 꿈만 꿀 일이 아니다. 꿈을 꾸었다면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꿈을 실현하자면 현실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이다. 꿈을 실현하는 길은 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 안에 있다.]라고 책을 갈무리한다.

 

그렇다. 내가 딛고 있는 곳, 이곳이 희망의 시작점이다.

2010년 8월 4일 이장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