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07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김현수

짱구쌤 2013. 1. 2. 09:43

 

 

교실, 내 삶의 최고 진보를 만드는 곳

[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 김현수 / 에듀니티 ]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 해서 뭐 다를 것이 있겠냐마는 누군가 해와 달을 가른 데는 나름이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잊을 것은 얼른 잊고 다시 시작해도 좋다는 사회적 관용으로 이해하기에 사람들은 일몰과 일출을 찾아 벽두부터 부산을 떨기도 한다. 고등학교 동창생이 보내준 무등산 전경이나 학부모께서 전해 준 순천만의 일출 사진을 보며 “참 부지런한 사람 많네.” 하고 나는 그냥 일상처럼 하루를 보냈다. 좋은 책 한 권 읽으며 동네 뒷산만 잠깐 바람 쐬러 다녀오고는.

전교조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참교육실천대회의 참가 기념품이 꽤 쏠쏠한 생활용품(간이 담요, 미니 보온병, 머그컵)이었는데 올해는 다소 지루해 보이는 이 책을 받아든 조합원들의 인상도 그리 좋아보이 지는 않았고 나 역시 책꽂이에 쑤셔 넣었던 책을 이제야 꺼내 들었다. 새해에는 공부하는 교사가 되겠다는 다소 틀에 박힌 소망과 함께.

[성장 학교 별]이라는 대안학교를 만들고 교장선생님을 맡고 있는 저자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인데 일전에 광주에서 열린 강의를 놓친 것을 퍽이나 후회하던 차에 만난 책이다. ‘정말 좋은 강의를 하는 최고 수준 강사’라는 찬사와 함께 ‘초청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들다’는 푸념까지 들었던 지라 더욱 아쉬운 강의였다. 책은 총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교실은 무엇인가], [아이들 이해하기], [교실에 홀로 선 교사], [교실 변화 전략]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하면 생생한 교육심리학 책이다.

 

교사는 혼자서 성공할 수 없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훌륭한 선생님 한 분이 가끔 규칙을 어긴 아이를 수업 시간 교실 밖으로 쫓아내는 경우가 있어 그 문제를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혹시나 좋은 관계를 깨뜨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쓴 파커 파머는 학교가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교사가 교실에 홀로 남겨진 것’ 이라고 했다. 교실 내의 문제를 온전히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공감한다. ‘교사는 실패할 수 있지만 학생의 배움이 실패해서는 안 된다’ 라는 프레네 교육이론은 저자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이 책의 주제다. 교사는 왜 지치는가? ‘수업 피로’, ‘기관 피로’, ‘공감 피로’로 분석했는데 기관 피로란 상급기관으로부터 받는 압력을 말하며 공감 피로는 동료 등 여러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따른 피로를 말한다. 교사를 지치게 하는 소진증후군(burn-out 신드롬)의 대표적인 증세가 재미있다. -학교 가기 싫다. -아프고 싶다. -술이 좋아진다. -가족에게 짜증이 난다. -말수가 적어진다. -일이 밀렸어도 정시에 퇴근한다. -수업에 들어가기 싫다. -장기 출장을 가고 싶다. -웃음이 사라진다. -모든 일에 관심이 사라진다.

 

아이의 성장 없는 교사의 성공은 없다

[교실 속 아이들의 심리 A to Z]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아이들의 심리와 대처 방식이 소상히 소개되어 있다.

-화내는 아이 : 분노를 이해하고 교실에서의 대결을 피해야 함, ‘검투사의 법칙’

-산만한 아이(ADHD) : 짧은 지시, 지속적인 칭찬과 격려, ‘일취월장’

-우울한 아이 : 혼내지 말고 부모와 소통(문제점 지적보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야 함.

-조용하고 예민한 아이 : 기다려주어야 하며 직접적인 관심은 오히려 독,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 : 아이들은 배움의 본능이 있다. 멜 레빈은 “배우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게으른 아이는 없다. 게으른 아이가 아니라 다만 어려움이 있는 아이일 뿐”

-전학생과 이혼 가정의 아이 : 전학과 이혼은 가장 큰 스트레스, 세심하게 살핌.

 

교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프랑스의 한 프로젝트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수행한 결과를 보면, 1위 학생, 2위 교사, 3위 대화, 4위 질문, 5위 목표, 6위 규칙, 7위 노트, 8위 벽(게시판)이다. 3,4위 대화와 질문이 다소 뜻밖인데 교실에서 교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조용히 하자’인데 가장 조용한 곳은 무덤이란다. 교실에 대한 전략 중 가장 중요한 성공 기준을 다양화하면 모든 아이들이 실패하지 않는다. 성적 이외에도 많은 기준을 꾸준히 제시하고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 저자는 대안 학교 10년의 경험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구안해 내었는데 참고할 만하다. 팁이다. [검투사 법칙], [타임아웃], [난 못해 장례식], [일취월장상], [자기사랑 노트]등이 그것이다.

교사들이 소진증후군에서 벗어나 교실에서 희망을 보게 하는 비법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교실이 내 삶에서 최고 진보를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동의한다. 교실 밖에서나 행복을 찾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새해를 좋은 책으로 시작했다.

2013년 1월 2일 이장규